HOME비즈니스 리포트
포스트 코로나 달라질 경제위기에 대비하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 중에 하나는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수요 회복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될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 교역 성장 사이클의 위축이 존재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금년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도 글로벌 교역 규모가 전년대비 약 12.9% 감소하고 21년 말에 이르러서야 교역 규모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비관적 시나리오의 경우 20년 교역 규모가 약 31.9% 추락하는 동시에 21년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풍산홀딩스 전략기획실
출처 : 하이투자증권 연재 ‘포스트 코로나 이슈’ 시리즈를 요약/정리함

1.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코로나19 이후 정상화 될까?

글로벌 교역 성장 사이클의 위축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대변되는 보호무역주의 등 자국우선주의 경향을 더욱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분위기는 우선 미국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脫중국에 대한 목소리가 힘을 더해가고 있음에서 감지할 수 있다. 실제로 리쇼어링(Re-shoring, 해외공장의 본국 복귀)에서 니어쇼어링(Near-shoring, 인접국가에 공장 건설) 혹은 ‘China+1’과 같은 용어가 등장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脫중국 현상 및 니어쇼어링 현상이 글로벌 경제의 블록화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경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교역 사이클은 물론 경제성장 사이클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공조 와해가 대공황 발단의 주요 요인 중에 하나임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언택트 산업 성장도 글로벌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언택트(Untact) 산업의 성장도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언택트 산업의 성격상 기존 산업과는 달리 글로벌 각국에 생산시설이 필요치 않고, 국경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의미가 없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對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 보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 중국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요약하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중단과 언택트 산업의 부상이 자국 우선주의 성향은 물론 기술패권 경쟁을 강화시키면서 글로벌 공급망 복원을 위협하고 있다.

2. 큰(Big) 정부

큰(Big) 정부 탄생 : 가계와 기업의 생존도 책임진다.

큰 정부의 탄생은 궁극적으로 정부 부채 증가를 의미한다. 정부 부채 리스크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모든 정부가 안게 될 부담이다. 그리고 가계는 물론 기업 그리고 정부마저 빚더미에 올라섰다는 점은 경제에 치명적인 리스크임을 부인할 수 없다.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채발행의 급격한 증가는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과의 마찰을 촉발할 수 있다. 현재는 국채의 상당 부분을 중앙은행이 흡수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전환 시 금리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정부 부채의 증가는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등 통화정책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초저금리 기조의 고착화를 유발할 수 있다.

정부 정책에 편승하라.

향후 수년간 글로벌 경제는 큰 정부와 큰 중앙은행이 이끄는 성장 모델에 의존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의 투자, 소비 및 교역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나 중앙은행의 정책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상황이 전정된 이후에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간소비 및 기업투자보다는 정부 소비와 투자에 기댄 성장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무형 경제의 부상

대세는 무형경제 : 무형자산의 가치가 각광받는 시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Untact) 산업의 부상은 글로벌 주식시장에 이미 보편화되고 있는 무형자산 가치에 대한 고평가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과거 1970~2000년대와 달리 2010년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 나타난 특징은 무형자산의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높은 무형자산 가치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시가총액 1~5위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특히 1980년대까지만 해도 기업들의 무형자산/유형자산 비율이 1배가 안되었지만 90년대 이후 무형자산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여 2018년에는 5.3배에 이르렀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구조 및 기업들의 투자 패턴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미국 고정투자에서 구조물, 설비투자 및 지적 생산물 투자 비중을 보면 구조물 투자비중은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이고 설비투자는 기존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지적 생산물 투자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관심은 향후 추세인데 코로나19 이후 각종 언택트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공산이 높고 이는 무형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회계적 리스크, 무형자산에 대한 과대 평가 문제는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럼 한국의 무형경제는?

한국 역시 무형자산 또는 지적 생산물 투자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미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미약한 수준이다. 국내 산업 구조상 글로벌 부품망의 중간자 역할, 즉 디지털 경제의 플랫폼보다는 전통 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조선, 철강, 화학, 정유 등 장치산업 관련 비중이 높아 지적 생산물보다 설비투자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시가총액 대비 무형자산 비중에 비해 국내 시가총액 10대 기업들의 동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언택트 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제 확산에 맞춰 국내 기업들의 투자 형태가 무형자산, 즉 지적 생산물 투자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전환될 수 있고 이는 기업들의 무형자산 가치 변화를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