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성인문해(文解)교육 시화전 ‘최우수상’ 수상> 도전하는 인생은 아름답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은 아마도 저희 어머니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로 75세가 되신 저희 어머니는 늦은 나이에 경남 함양 안의중학교에서 운영 중인 성인문해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십니다.
성인문해학교는 저희 어머니처럼 배움의 때를 놓친 성인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시작은 늦었지만 열정만큼은 고3수험생 못지않으십니다.
공부에 열의가 넘치는 어머니는 9월 2일 교육부가 주관하는 ‘2017년 성인문해(文解)교육 시화전’ 에 참가하셨습니다. 저는 그 연세에 참가한 것만으로 어머니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장하다 우리 딸!” 이라는 작품으로 당당히 교육부장관 최우수상을 받아 온 가족을 놀라게 하셨습니다.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무대에 올라 삐뚤빼뚤하지만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의 시를 읽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 한구석이 뭉클합니다.
시에서 전달되는 그 동안의 어머니의 고생과 설움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장하다 우리딸!
오늘은 문해학교 입학하는 날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우리아들 입학식 때 손잡고 갔던 학교를
엄마도 없이 나 혼자 갔어요
장하다 우리딸! 학교를 가다니
하늘나라 계신 엄마 오늘도 많이 울었을낀데
엄마! 울지마세요
춘남이 공부 잘 하겠습니다
엄마가 살아계셨더라면
서명도 못하냐고 무시하던 택배아저씨도
이름도 못쓰냐고 눈흘기던 은행아가씨도
우리 엄마한테 혼났을낀데~
언젠가 하늘나라 입학하는 날
내가 쓴 일기장 펴놓고
동화책보다 재미있게 읽어드릴게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 꿈을 실현하다
교육부 산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은 매년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회로 올해도 10,387점의 작품이 출품되었는데 그 높은 경쟁자들을 뚫고 저희 어머니의 작품이 심사와 온라인 투표를 거쳐 최우수상에 선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인터뷰에서 “가난해서 학교를 못 보내 주었다며 미안해 하시던 어머니가 저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마음을 시과 그림으로 표현했다”면서 “언젠가 다시 어머니를 만나면 그 동안 써온 일기장을 읽어드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수상 소식은 경남지역 언론과 KBS 뉴스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답니다.
젋은 시절 가족을 위한 희생으로 배움의 시간이 조금 늦었지만 저는 지금의 어머니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어머니, 김춘남 여사님 사랑합니다.
안강 301생산팀 정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