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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첫 캠핑 이야기

캠핑용품 하나 없는데 내가 왜 간다고 했지?

회사 선배님들이 캠핑을 간다는 소식에 저도 덜컥 같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많은 고민과 후회가 이어졌지만, 아내와 함께 세상에서 제일 저렴한 텐트와 타프, 의자 등을 찾아 구매했습니다. 다음 달 카드 결재대금에대한 걱정은 잠시 잊어버리고 작은 차에 캠핑용품을 차곡차곡 실었습니다.
사실 첫 캠핑을 앞두고 놀러 간다는 생각보다는 일하러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캠핑은 엉덩이가 가볍고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문화인데 평소의 저와는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저에 대한 아이들의 평가는 ‘똑똑하기는 한데 손재주는 엄마보다못하다’ 였거든요.

텐트, 타프 치는데 2시간, 다음날 철거하는데 2시간은 걸릴 텐데…

설상가상 캠핑하기로 한 날의 일기예보는 오후부터 비 소식을 알렸지만, ‘우중 캠핑’도 추억이라는 선배님들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자잘한 걱정은 넣어두고 캠핑장에 도착한 우리 가족. 흐린 하늘을 애써 무시하며 제발 텐트를 다 치고 나서 비가 오기를 기도했습니다. 트렁크에서 캠핑용품들을 꺼내고부터 고난의 시작이었습니다.
차에 실을 때도 느꼈지만 꺼내고 보니 짐이 산더미 같았습니다. 6~7인용 타프와 텐트를 펼쳐들고 어디가 앞인지, 어디가 바닥인지 구분도 못하겠고, 또 고정 막대는 얼마나 많은지! 결국 텐트와 타프 2개 설치하는데 2시간이 걸렸습니다. “금손”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그마저도 불가능 했겠죠.

좋은 사람과 함께하니 좋은 추억이 됐습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 수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세상이 달라 보이더군요! 주변 환경이 너무 평화롭고 아늑하게 느껴지면서 어릴적 친구들끼리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스라이 떠올랐습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밤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굵은 빗줄기는 아니라 운치를 즐기기에 참 좋았습니다. 타프의 경계선을 침범하지 못한 채 우리 주위를 기웃거리듯 빗방울이 떨어졌거든요. 텐트 천장에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과 같이 들렸습니다. 센스 있는 “금손” 선배님이 준비한 블루투스 스피커로 재즈를 함께 들으며 모닥불을 바라보는 그 시간을 즐겼습니다.
걱정 가득 출발했던 인생 첫 캠핑! 즐거웠던 기억을 오래 간직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함께 캠핑을 가셔서 좋은 기억 만드시길 추천합니다!


조창영 차장방산기술연구원 연구2실 개발관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