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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어서는 전략 '리스크 매니지먼트'

어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하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있다. 이는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된다. 같은 이유에서 위험의 상황을 잘 관리하고 대응하면 큰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오늘은 위기를 극복하는 전략인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관리)’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풍산홀딩스 전략기획실

경영의 모든 것, 리스크 매니지먼트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사고의 예방, 사고 직후대응, 복구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에 사용된다. 생산현장의 안전근로환경 구축에서부터 고객관리에 이르기까지 전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활동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조금 세분화해보면 위험관리와 위기관리로 나눌 수 있다. 위험관리는 사건이나 사고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이를 예방하고 모니터링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위기관리는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에 따른 대응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데 중점을 둔다.

사건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는 위기상황을 인식하는 일이다. 문제가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철저하고, 객관적인 상황판단을 해야, 그에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 상황인 경우 위험의 정도나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문제의 원인을 분석,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그 대응책을 실행하고 다시 재평가하는 피드백의 과정까지를 리스크 매니지먼트라고 한다.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시대

훌륭한 위기관리의 사례를 통해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알아보자. 2016년 8월 말, 삼성의 신제품 갤럭시 노트 7이 충전 중 발화 및 폭발했다는 주장이 SNS 및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재되기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제품의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이슈화 됐다. 결국 삼성은 9월 2일, 갤럭시 노트7에 대해 전면 리콜을 결정하고 빠르게 이를 수행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신제품 교환 및 바우처 제공, 투명한 정보공개를 약속했다.1 이 결정으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약 1조에서 1조 5000억 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감수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2 이후 삼성은 신속히 원인규명에 들어갔으며, 방송 및 지면 등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삼성의 신속하고 적절한 위기관리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승자가 되는 전화위복의 키

삼성은 후속 제품인 S8을 국내 스마트폰 사상 첫 100만 대 사전예약이라는 성적으로 런칭함으로써 노트7의 위기를 마무리 지었다. 제조업에 있어, 제품이 폭발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오명이었고, 위기였다. 당시 애플보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강조하던 삼성으로서 노트7은 삼성 전체의 명예가 걸린 문제였고, 삼성은 빠른 사과 및 리콜을 통해 이를 정면 돌파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삼성은 사태 발생 전보다 오히려 한 단계 올라간 6위를 차지했다.3

이처럼 적절한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화위복이 되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인한 수출침체,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규제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의 얼마 남지 않은 활력조차 앗아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른다는 공포의 수준에서 일부 기업들은 공장이 폐쇄되기도 하는 등 실질적인 위험의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예방, 위기극복의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같은 전략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1) 공식 삼성 뉴스룸 2016.9.20 “갤럭시 노트7 교환, 궁금해하실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2) 뉴시스 2016.10.11 인터넷판, 최현 기자, “[갤노트7 판매중단] 삼성전자 피해규모 최소 1조 7000억 원”
3) 동아비즈니스리뷰 2017년 12월 Issue 2. 239호, 김성규, 박남규, “장점 유지하면서 핵심경쟁력만 강화, 삼성에 ‘노트7위기’는 도약대였다.”